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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by 이야기 상자 2018.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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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영웅이라지만 일그러진건 또 무엇인가?"

영웅은 선택받은 자이고 모두에게 칭송을 듣는 위대한 업적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어쩌다가 우리의 영웅은 일그러지게 됐는지 그 의미를 짚어봐야겠습니다.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1992년에 제작되었으며 1960년대의 시골 학교를 배경으로 하며...

이 영화는 우리사회의 병적 사회구조와 모순을 어린 학생들의 모습에 투영시킵니다.


어느 작은 시골마을 학교에 전학을 오게된 한병태

그의 원래 살던곳은 서울이었습니다. 말끔하게 잘생긴 서울 도시학생의 모습으로 그는 교실로 입장한다.

여기서 우리는 낯설음과 이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서울에서 최신식 교육과 문화를 경험한 한병태

그리고 한참 뒤처진 외딴시골 학교

그한병태는 처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이상한 모습들

학생들을 통제하고 바로잡는게 선생님이 아닌 급장 엄석대(홍경인)

전학온걸 보고를 해야하고, 학생들끼리 일어나는 모든일에 엄석대가 결정을 내립니다.

심지어 체벌도 급장인 엄석대가 하게되고

이를 지켜본 한병태는 충격에 빠지고 이해할수 없게 됩니다.

같은 학생신분인 급장 엄석대가 모든 권력과 선택권을 쥐고 있었습니다.

급기야 한병태는 부모님께 이를 말하고 돌파구를 찾으려하지만

기껏 돌아오는 아버의 말은 "너도 그만큼 강해져서 아무도 뭐라하지 못하게 큰 힘을 가져"라는 

냉소적인 말만 듣게되죠.




서울학교에서 경험했던 회의.건의.토론.. 이러한 민주적인 것들이 전학온 시골학교에서는

엄석대의 독재로서 대체되고 운영되었던 것입니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한병태는 이러한 불의와 맞서려 하지만

선생님들 조차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직 엄석대만을 옹호하고 비호합니다.

돈이나 먹는걸로 친구들을 회유도 해보지만 그마저도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엄석대의 힘과 세력에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대항할수 없음을 엄석대는 깨닫게 됩니다.


이제 알게된거죠.

내가 어쩌지 못하는 권력의 힘을...

힘든길, 아픈길보다 편하고 안락한 길을 바라보게 됩니다.

한병태는 결국 쓰디쓴 자리보다는 달고 단 열매의 길을 택하게 됩니다.

엄석대를 인정해 주고 그의 편으로 달라 붙게 되죠.

부당함을 알지만, 잘못된걸 알지만 결국은 권력에 붙게 됩니다.

유일하게 엄석대에게 당당히 맞선 한병태의 모습에 유일하게 지지했던

바보 영팔이 또한 등을 돌리게 됩니다. 한병태의 변절한 모습에 실망하게 된거죠.

한병태는 대리시험,선물공세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엄석대를 도와줍니다.

그렇게 엄석대 권력의 2인자 까지 오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서울에서 새로운 선생님이 오게됩니다.

나이도 젊은 남자 선생님이 말이죠. 이 선생님은 엄석대 반의 담임을 맡게됩니다.

하지만 새로운 선생님의 등장으로 엄석대 학급은 대혼란을 맞게 됩니다.

모든 일을 민주적인 절차와 공정한 방식을 통해 결정하는 서울 선생님의 모든 행동들이

엄석대의 부당하고 부정한 학급운영과 마찰을 빚게 된것입니다.

선생님은 이런 부당함과 공정하지 못한 엄석대의 잘못된 행동들

그리고 두렵고 무서워서 고지 곧대로 따르고 불복했던 학생들을 바로잡아 가기 시작합니다.




모든 잘못이 들통난 엄석대

그리고 그동안 두려움에 떨던 학생들이 입을 열기 시작합니다.

하나 둘 엄석대의 그동안 행적들을 선생님은 알게되고 

이에 갈곳없이 궁지에 몰린 엄석대는 결국 박차고 일어나 도망가게 됩니다.


마지막 처음 담임 선생님의 장례식에 모인 자리에서

좀 웃기지만 슬픈 장면이 나옵니다.

바로 학급의 정의를 바로 잡았던 젊은 서울 선생님이 국회의원이 되서 장례식에 등장하죠.

엄석대의 부정한 권력을 바로잡은 선생님이

그 권력을 가진 국회의원이 되어서 다시 대면하는게 참 아이러니 함을 느꼈습니다.

인생이 참 오묘하고 내일일을 모르는거 같습니다.

정치인의 세계도 같이 민주화 운동하던 동료가 전혀 그때 정신과 맞지 않는 당에 들어가 적이되기도 하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어찌보면 엄석대의 권력과 그걸 따르는 힘없는 학생들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지난 역사를 되돌아 보게됩니다.

권력에 맞서 정의를 외치며 불의와 싸웠던 분들이 대단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또 침묵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민주주의가 여기까지 오게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부분은 우리모두가 어느정도씩은 빚을지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권력

거대한 힘 앞에서 사람이 어떻게 변해가는지가 참 사실적으로 묘사되는거 같아 감명깊게 본 영화입니다.

엄석대의 연기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구요.

무엇보다 정의가 승리한다는 뻔한 레파토리가 아닌

현실의 모습에서 일반적인 인간의 모습이 얼마나 

비굴하고 약한지를 보여주는 리얼리티가 살아있던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던거 같습니다.

어쩌면 저희가 살고있는 지금의 세상과 너무도 닮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상으로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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