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남한산성 *

영화가 주는 감동은 다양한 현상으로 다가오는데요.

다른분들은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지금껏 이토록 감정이입이 되던 영화는 없었던거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에도 한참동안 생각에 잠긴 그런 영화가 바로 남한산성이었습니다.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 '남한산성'을 영화화 한 작품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밌고 집중해서 본 영화였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죠.

아무래도 청나라와의 전쟁이나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하고 보신 분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수

있다고 생각도 됩니다.

물론 전쟁신도 있고 사극답게 굉장히 훌륭한 배경이나 상황을 보여주긴 하지만

화려한 전쟁신이나 동적인것을 기대하고 보신 분들에게는 다소 지루할수 있다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극중 대부분은 인물에 맞춰져 있습니다.

서로간에 맞지않는 의견 . 감정의 충돌 . 삶과 죽음 , 선택 

이런 정적인 갈등과 절정으로 치닫는 감정등이 디테일하게 묘사된 작품이라고 볼수있습니다.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를 피해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신하게 되는데요.

사방에 청나라 군인들이 진을 치고 포위하며 압박을 하게되고

그 상황을 타파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인조와 신하들의 47일 동안의

노력과 갈등을 담은 영화가 

바로 남한산성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큰 틀입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핵심은 간단합니다.

청과는 단호하게 맞서 명예를 지키자는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척화파

청과는 현실을 즉시하고 화친을 통하자는 주화파

척화파의 충신 예조판서 김상헌 (김윤석)

주화파의 충신 이조판서 최명길 (이병헌)

이 둘이 그리는 첨예한 갈등과 대립

 

또 둘중 한명의 선택을 따라야하고 선택해야하는 인조의 극한 상황

여기서 문제는 극중 두 신하 모두가 목숨까지 버릴수있는 신념을 가진 충신이라는 사실입니다.

두 신하 모두 옳은 말을 하고 있는 상황이 참 아이러니 하죠.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두 충신이 선택의 기로에선 인조를 격하게 설득하는 장면인데요.

주거니 받거니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정말 논리적으로 펼치며

갈등을 최고조로 끌고 가게 됩니다.

저에게는 싸우고 쫓기는 액션장면 보다도 더 피를 말리는 장면이었습니다.

정말이지 두 명배우의 명연기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거기에 마음속의 혼란과 갈등을 감내해야 하고

굴욕적인 자신의 선택과 힘없는 임금으로서의 비참함을

속으로 묵묵히 받아내야 하는 인조

그 또한 박해신이라는 명배우의

연기에 잘 녹아내립니다.

영화를 다 보고난 후에도 

자꾸 인조의 모습에 나를 투영시켜 보게 됐습니다.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리고 우리나라를 침탈했던 일본과의 관계

정의고 신의고 결국 힘의 논리로 진행되는 국가적 관계

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수탈이 많았던 한국의 입장에서는

반복되는 이런 상황속에서 어떤 변화와 반성이 있었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건지...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맴돌았습니다.

영화 한편을 보고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해봤던 적도 없던거 같습니다.

제가 성격이 확실한 편이라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바로 내리는데

여기서 두 충신이 얘기하는 선택지는 정말이지 답이 없는 선택지 같았습니다.

명 배우들의 연기와 

남한산성을 멋지게 연출한 배경

그리고 역사적 아픔,갈등을 절묘하게 인물의 감정 중심으로 담아낸 연출

정말 감명깊게 봤던 영화 '남한산성'을 저는 추천드리고 싶습니다.